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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이야기

이해는 하지만..홍보로 얼룩진 탑밴드2, 해도 너무했다!

 

<탑밴드2에 등장한 장미여관 - 출처 : KBS 탑밴드2>


대한맨국 록 음악을 살리자는 취지로 매주 토요일마다 방송되고 있는 KBS <탑밴드2>. 시청률은 비록 3% 정도에 머물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이 프로그램에 록팬들과 인디밴드들의 기대감은 높다. 왜냐하면 <탑밴드2>는 많은 시청자들에게 보여지고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은 공중파에서 방송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즌1과는 다르게 대중들에게 비교적 많이 알려진 밴드들이 대거 참여했을 것이다. 자신들이 하는 행위를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것은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가지는 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을 어쩌면 이제부터 조금씩 줄여나가야 할 지도 모르겠다. 록 음악의 대결이 어느새 홍보의 대결로 변해버렸기 때문이다.


<출처 : KBS 탑밴드2>

 

 

조정대회와 영화홍보의 장으로 변질된 밴드들의 경연

14일 방송된 <탑밴드2>는 본격적인 본선 대결이 벌어지기 시작한 회였다. 8강에 진출할 밴드들이 경연을 펼치는 방송이었는데 경연 장소는 다름아닌 '2013 충주 세계 조정 선수권 대회'가 열리는 곳의 야외 특설무대였다. 여기 까지는 좋았다. 탁트인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록음악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밴드와 관객, 그리고 시청자 모두에게 낭만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콘서트 7080'을 주제로 경연을 펼칠 밴드들은 '협동심과 호흡 향상'을 위해 음악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조정을 연습하고 그것을 통해 경연순서까지 정해야 했다. 이같은 미션이 계속 이어졌으면 그래도 일관성은 있었을 터. 바로 이어 경연을 펼친 '토요명화' 주제에 속한 밴드들은 단순히 제비뽑기 추첨을 통해 순서를 정했다. 이것은 명백한 조정대회 홍보를 위한 연출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조정대회 홍보는 장소를 제공해준 지역사회를 위한 보답이라는 것에 위안을 삼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방송 중간에 나온 배우 윤제문의 등장은 도무지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지난 12일에 개봉된 영화<나는 공무원이다>의 포스터를 배경으로 <탑밴드2>를 응원하는 윤제문의 모습을 어떻게 봐야했을까? 비록 영화에 인디밴드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고는 하지만 이같은 내용을 모르는 시청자들에게는 너무도 뜬금 없는 등장이었다.

설사 인디밴드가 영화에 등장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해도 프로그램과 아무런 연관이 없던 윤제문이 등장한 것은 영화 홍보로 밖에 해석될 수 없는 무리수처럼 보이기 충분했다. 이는 결국 <탑밴드2>라는 프로그램은 물론 윤제문과 영화<나는 공무원이다>의 이미지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려웠을 듯 보인다. 홍보 하나는 되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출처 : KBS 탑밴드2>

 

 

이해는 한다. 하지만 너무 심했다!

처음 기대해 비해 낮은 시청률, 프로밴드들의 참가로 인한 아마추어 밴드의 약세, 생각보다 크게 이슈화 되지 못하고 있는 참가밴드들 등 현재 <탑밴드2>가 가진 문제점들은 다양하면서도 심각하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문제들도 있지만 현재 방송에 출연하고 있는 밴드들조차 모두 만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이런 요소들은 앞으로 <탑밴드3>가 과연 만들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방송을 보는 시청자도 이런 생각을 하는데 그 중심에 있는 제작진의 생각은 과연 어땠을까? 지푸라기 하나라도 잡아야 하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런 홍보를 위한 연출을 억지로 집어 넣었을 수도 있다. 대한민국 방송 현실을 생각해보면 어쩔 수 없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해는 한다.

그러나. <탑밴드2>는 본질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록 음악을 위해 열정을 바쳐온 밴드들을 위해, 그리고 좋은 음악과 밴드들을 재조명하여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 아니었던가? 그런 점에서 본다면 14일 방송에서 보여진 <탑밴드2>는 실망 그 자체였다.

앞으로 과연 <탑밴드2>가 여러가지 어려움을 이겨내고 남은 16강, 8강, 4강, 그리고 결승에서 참가 밴드들, 팬들, 시청자들 모두들 만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시간이 없다. 제작진의 보다 획기적인 전환을 요구해본다. 한 명의 록 스피릿(Rock Spirit)을 가진 시청자로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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