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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이야기

무한도전 외주화검토? 김재철 사장님, 무한도전을 한 번이라도 보신 적은 있나요?

 

<파업 중 따로 제작되어 인터넷을 통해 방송된 무한도전 - 출처 : 유튜브, 김태호PD와 무한도전 멤버들>

 

MBC파업의 상징과도 같은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단순히 시청률만으로 측정 불가하다는 가치를 지녔다고 평가받아왔던 대한민국 대표 방송 프로그램입니다. 시청자들 또한 파업으로 인해 정상적인 방송이 불가하여 19주간 결방이 됨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에 대한 지지와 사랑을 여전히 보여주고 있었죠.

그런데 지난 11일.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MBC 임원진 회의에서 MBC 김재철 사장이 <무한도전>의 외주화 제작을 검토하라는 언급을 했다는 소식이 한 언론을 통해 전해진 것이죠. <무한도전> 멤버들과 김태호PD는 물론이고 시청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같은 뉴스였습니다.

 

 

<파업 중 따로 제작되어 인터넷을 통해 방송된 무한도전 - 출처 : 유튜브, 김태호PD와 무한도전 멤버들>

 


김재철 사장은 <무한도전>을 제대로 시청한 적이 있을까?

모든 방송 프로그램은 PD가 바뀔 경우 프로그램 자체의 방향성과 내용이 달라집니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하지만 <무한도전>은 그정도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7년이 넘는 세월동안 일곱명의 멤버들과 김태호PD를 비롯한 제작진들의 눈물과 땀, 웃음이 함께 하며 가족보다도 더 진한 정으로 똘똘 뭉쳐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죠.

피가 섞인 형제보다도 더 서로를 의지하고 믿는다는 이들은 최근 파업때문에 방송을 할 수 없게 되자 급하게 본인들이 직접 각자 돈을 나눠 마련한 연습실에서 정준하의 결혼을 비롯한 멤버들의 근황을 김태호PD의 주도하에 제작하여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방송 역사상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일이었죠.

댄스스포츠, 봅슬레이, 레슬링을 비롯한 수 많은 특집을 하는 과정에서 멤버들과 제작진은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도 거의 일주일 내내 녹화를 하거나 출연료를 넘어선 돈을 멤버들 스스로가 지출하기도 하는 등의 <무한도전>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아낌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무한도전>을 그들이 자신들이 돈을 받고 일하는 직장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인생과 영원히 함께 하는 꿈과 같은 존재라고 느낀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었죠.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시청자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지를 알 수 있는 행동들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감동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이런 <무한도전>을 김태호PD가 아닌 다른 연출자에게 맡겨 제작한다는 발상을 김재철 사장이 했다는 것이 만약 사실이라면 이것은 그야말로 김재철 사장은 MBC 사장으로서 자사의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제대로 시청한 적이 없으며 프로그램에 대한 이해도도 심각하게 떨어진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나 다름 없을 것입니다.

 

 

                 <파업 중 따로 제작되어 인터넷을 통해 방송된 무한도전 - 출처 : 유튜브, 김태호PD와 무한도전 멤버들>

 

 

만약 정말 <무한도전>이 외주제작 된다면 시청자라는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것

사실 이미 방송사 파업이 진행되기 전부터 방송사들은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많이 상실한 상태였습니다. 그것은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행위였죠. 하지만 주요 방송사들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사측은 주요 프로그램들에 기존 연출자들이 아닌 임시 연출자들을 기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시청자라는 존재자체를 부정하기 시작한 행위였죠.

<무한도전>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무한도전>의 연출진을 외주로 고용하여 제작하게 된다면 이는 시청자들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 존재자체를 부정하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시청자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은 김태호PD와 멤버들이 함께 였을 때만이 <무한도전>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무한도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만약 정말로 외주화 제작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MBC사측과 김재철 사장은 아마도 지금까지 비교적 잠잠했었던 시청자들로부터 그동안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격한 비난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공개된 <무한도전 무한뉴스>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우리를 잊지 않고 있다는 메시지를 주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도 그들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일곱 멤버들과 김태호PD를 비롯한 제작진들에게 그동안 그들이 주었던 감동을 고스란히 전해주어야할 때가 아닐까요?

* 이 글은 오마이뉴스의 오마이스타에도 편집된 상태로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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