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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o의 이야기

진보진영의 총선패배, 제2의 무상급식 정책이 필요했다!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

 

2012년 총선이 끝을 향해 가고 있는 봄날의 밤입니다. 하지만 그 봄날이 결코 밝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현재시각 새벽 12시40분. 선거방송에서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과반이 넘는 152석. 진보진영(사실 그들 모두를 '진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진보진영이라 칭하겠습니다)이 과반은 물론 원내1당도 가능하리라는 당초 예상을 뒤엎는 결과지요.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새누리당마저도 여소야대는 감수해야하지 않겠냐는 반응이었지만 아침이 밝으면 굳건한 여대야소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일까요?

 

 

비전없는 정치의 결과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 승리했던 재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사실상 승리를 거두었던 진보진영의 승부수는 '무상급식'이라는 담론이었습니다. 진보진영의 승리는 무상급식을 지지해준 국민들의 성원 덕분이었지요. 그 후 여론을 감지하는 제1선이라 할 수 있을 인터넷을 중심으로 진보진영이 크게 유리하며 19대 총선에서는 여소야대는 당연한 일이고 원내1당을 민주통합당이 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현 정권에 대한 심판론만 강조할 뿐 진보진영이 국민들에게 제시한 정책은 사실 내세울 만한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말들은 다 좋습니다.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인상, 재벌개혁, 핵발전소 문제 해결, 일자리 확보 등 좋은 말들 뿐이었지요. 하지만 그 것은 방향만 조금 다를 뿐 새누리당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중 한 장면>

 

2007년 대선을 기억하라!

 

2007년 대선을 기억하시나요?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는 각종 비리의혹에 대해서 엄청난 공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었으며 어쩌면 그 비리가 사실일 것이라는 것도 인지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결과는 어땠나요? 이명박 현 대통령의 완벽한 승리였습니다. 국민들은 비록 전문가들에 의해 '이루어질 수 없는 공약'이라고 불려졌던 경제관련 공약들이지만 그것에 희망을 걸었던 것이죠. '그래도 혹시나..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인데 거짓말을 하겠어?'라는 심리도 작용했겠지만 지금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밝은 미래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를 사람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물론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정보습득의 문제도 있겠지만 그 부분은 빼고 이야기 하겠습니다.)

 

 

반면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어땠습니까? 이명박 후보를 비난하기에 바빴지 아무런 정책적인 의제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즉, 국민들이 최소한 희망이라도 가질만한 비전을 말하지 못했던 것이죠. 비전을 말한다는 것이 곧 승리로 이어진다는 것은 2010 지방선거와 지난해 재보궐 선거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비록 환상일지라도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밝은 미래가 우선이라는 것이죠.

 

 

물론 이 말이 대중들을 무시하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요즘 대중은 과거와는 다르게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느 시대의 대중들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투표라는 것은 자신이 가진 희망을 누군가에게 거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반장선거이건 대통령선거이건 크게 다르진 않지요. 그 결과가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희망에 대한 배신'으로 돌아올지라도 말이죠.

 

 

 

 

앞으로 필요한 것은 '실현 가능한 비전'

 

결국 필요한 것은 실현 가능한 비전 입니다. 희망에 대한 배신이 없으려면 말이죠. 그리고 그 비전이 대중들의 시선을 끌고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투표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내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이여야 합니다. 민간인 사찰? 내가 지금 당장 당할 수도 있지요. 무서운 일입니다. 하지만 과거 군부독재시절처럼 쥐도 새도 모르게 잡혀가 죽을 지도 모를 것이란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인지 내 생활과 밀접하단 생각 보다는 극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일이라 생각하기 마련이죠. 부정부패? 태초에 정치란 것이 있을 때부터 있어왔던 문제라고 여겨서 그러한지 정권이 바뀌고 사람이 바뀐들 크게 달라질 것이 없으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소위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것이고 이 것이 정치 혐오와 무관심으로 이어지는 것이죠.

 

 

하지만. 지금 내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책이 등장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가 있습니다. 바로 무상급식이 그것이죠. 근거와 실현가능성이 부족한 비전이 아닌, 무상급식 처럼 근거가 확실하고 그 준비과정을 모두가 납득할 수 있으며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은 비전말이죠. 물론 무상급식 정책 조차 투표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까지나 투표율을 핑계로 정책의 부재를 가릴 순 없다는 것이죠.

 

 

총선 패배를 인정하는 민주통합당의 기자회견을 보면 승부의 관건으로 봤던 투표율이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실입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현 가능한 비전의 제시가 아니었을까요? 여자친구와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영원히 함께 할 수는 없는 냉정한 현실이 존재하듯이 끊임없이 노력하고 생각하며 진정 국민을 위한 정책이 필요할 때 입니다. 그럴 수 있다면, 공감할만한 비전을 제시할 수만 있다면 떠나갔던 여자친구도 다시 함께 할 수 있는 것 처럼 국민도 함께 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수정되어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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