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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이야기

추적자, 캐릭터의 황금어장과도 같은 괴물같은 드라마!

<추적자에 출연 중인 배우 손현주 - 출처 : 인터넷 갈무리>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각자가 가진 이야기가 존재한다. 그 희로애락 속에 삶이 있고 그 삶 속에 이야기가 있는 것. 드라마에도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비록 만들어진 삶이지만 그들에게도 각자의 이야기는 존재하는 것이 당연지사. 비록 제작여건상 그들의 이야기가 온전히 시청자들에게 모두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들에게도 분명 삶이 있다.

최근 시청자들의 심장을 하루에도 몇 번씩 조였다 풀었다하게 만들고 있는 드라마<추적자>는 비중이 큰 주연과 조연이든 몇 번 등장하지 않는 역이든 상관 없이 모든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그야말로 맛 좋은 캐릭터라는 물고기들이 한 곳에 모여 춤을 추는 황금어장과도 같은 것이 <추적자>라는 드라마인 것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배우 박근형 - 출처 : 인터넷 갈무리>

 

 

백홍석부터 박용식까지,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가 시청자를 사로잡다

<추적자>의 주인공은 딸과 아내를 억울하게 잃은 백홍석(손현주)과 자신의 야망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강동윤(김상중)이다. 좀 더 범위를 넓혀 보자면 영화<대부>의 말론 브란도와 같이 극 전체의 흐름을 좌지우지하는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서회장 역의 박근형과 사건의 중심에 있는 동윤의 아내 서지수(김성령)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추적자>라는 드라마는 이렇게 주인공이라는 경계로 배우들의 역할을 나누기에는 등장하는 모든 역할들의 캐릭터와 이야기가 참을 수 없을 만큼 살아 숨쉬고 있다. 우선 동윤의 옆에서 그의 야망과 함께 하는 위험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신혜라(장신영)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인물이며 반대로 서회장의 아들인 서영욱(전노민)은 능력은 부족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집안을 생각하며 아버지를 따르는 역할로 동윤측과 날선 대립을 펼치는 인물이다.

홍석의 주변인물은 또 어떠한가. 황반장(강신일)과 친구 창민(최준용)은 홍석이 가장 믿었던 사람들이지만 선택의 순간에 홍석을 배신해버린 인물들이다. 가장 오랜시간 홍석을 도와주고 있는 조형사(박효주)는 25일 예고편에서 홍석의 끝없는 배려심에 눈물을 흘리고 말지만 그 누구보다도 외로움을 느끼며 홍석을 옆에서 보조해주는 역이다.

본격적으로 극 중심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검사 최정우(류승수)는 별것 아닌 사건만 맡아오던 중 검사 인생의 전환점과 같은 PK준 사건을 맡은 후 권력과 돈에 맞선 싸움을 벌이고 있고 그것을 옆에서 함께 하던 기자 지원(고준희)는 서회장 집안의 막내딸로 사건의 진실을 알게 된 후 정체성의 상실과 함께 믿어야할 대상을 잃어버린 캐릭터다.

이들 외에도 <추적자>에서 가장 가벼운 인물이지만 일가친척이 모두 범죄자라는 독특함으로 홍석을 도와주고 있는 미워할 수 없는 마당발 양아치 용식(조재윤), 숨은 연기력을 폭발시킨 홍석 부인 미연 역의 김도연, 파렴치한 권력욕을 보여주고 있는 대권주자 유태진(송재호)과 대법관 출신 변호사 장병호(전국환)까지,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추적자>에는 가득하다.

 

 

 

 

입체적인 인물들, 그리고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유발하는 이야기

 

길게 열거했지만 이들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대표적인 것이 결코 평면적이지 않은 입체적 인물들이라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극 초반의 모습과는 대부분 변해있다. 여러가지 급박한 상황전개로 인해 성격이나 선과 악이 변하기도 하고 혹은 상황에 적응해가며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각자가 가진 삶과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내가 만약 저 입장이었다면?'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비록 악인이지만 서회장 일가와 강동윤에게가지는 연민이나 아끼는 후배를 배신한 황반장에게 드는 안타까움은 그만큼 <추적자>가 시청자들에게 감정이입을 확실하게 시켜주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김상중 - 출처 : 인터넷 갈무리>

 

연출, 대본, 연기라는 기본의 위대함을 보여주고 있는 드라마 <추적자>

모든 것은 기본이 확실해야 성공을 거둘 수 있다. 특히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예술은 우연히 그 힘을 발휘하기도 하지만 그 바탕에는 흔들리지 않는 기본이 갖춰져야 한다. <추적자>는 바로 그 기본이 확실하게 뿌리를 지탱하고 있는 드라마다. 마치 영화와도 같다는 평을 얻고 있는 긴장감 있는 연출, 매회 몇 번의 반전이 있을 만큼 예측불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신뢰감 있는 대본, 연기의 기본이라는 발성이 부족한 연기자를 찾아보기 힘든 배우들을 보면 <추적자>라는 드라마는 잘 될 수 밖에 없는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비판도 있다. 다소 지나친 설명이 섞인 대사는 장면과 장면으로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상미학과는 대치된다는 것이나 반전을 너무 의식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에 강약조절이 필요하다는 점 등이다. 하지만 이런 지적들은 모두 <추적자>가 더욱더 완벽한 드라마가 되기를 바라는 걱정에 가깝다. 보다 큰 감동을 느끼기 위한 요구사항이랄까?

거침없는 돌직구를 던져가며 빠른 흐름으로 극을 이끌어가고 있는 <추적자>가 수 많은 의미를 내포한 미장센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이미 모든 선악과 갈등관계가 드러난 시점에서 반전의 힘을 줄이고 배우들 또한 잠시 숨고르기를 한다면 지금까지의 좋았던 긴장감이 일순간 무너져버릴 우려 또한 존재한다.

물론 어느 방향이 옳다고 할 수는 없다. 모든 것은 가정일 뿐이니까. <추적자>에 대한 찬사와 비판 모두 정당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라고 할 수 있는 문제들은 아니다. 단지 이런 이야기가 나올만큼 지금의 <추적자>는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드라마다. 앞으로 또 어떤 전개를 보여줄 것인가? 그리고 앞으로도 <추적자>처럼 모든 캐릭터들의 삶과 이야기의 생명력이 빛나는 드라마가 더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의 오마이스타에도 편집된 상태로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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