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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이야기

인생은 아름다워의 '동성결혼식'이 기대되는 이유!



주말드라마에서는 이례적으로 동성연애를 중심 소재로 다루고 있는 SBS의 인기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지난 30일 방송에서는 동성커플인 태섭(송창의)과 경수(이상우)의 이른바 '동성결혼식'에 대한 가능성이 언급되었습니다. 아들의 사랑을 안타까워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이해하고 응원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어머니 민재(김해숙)가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남들처럼 가족이 인정하고 축복하는 결혼을 시켜주고 싶은 마음에서 남편 병태(김영철)과 나누는 대화가 그려졌습니다. 만약 두 사람의 결혼식 장면이 그려진다면 그것이 일상적이든 아니면 가족끼리의 조촐한 것이든 분명 공중파 방송에서 거의 최초로 보여지는 '동성결혼식'이 될 듯 합니다.





암묵적인 '금기'를 깨다!

사실 '동성애'는 우리사회에서 아직 조금은 불편한 단어입니다. 방송인 홍석천씨의 커밍아웃으로 인해 대중적인 논란과 공감대가 형성되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부터 지금까지도 아직 '동성애'에 대한 시선은 그렇게 좋다고 볼 수만은 없지요. 분명 '커밍아웃'에 대한 보이지 않는, 혹은 대놓고 보이는 차별이 존재하는 곳이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동성애'라는 소재는 사실 그동안 방송계에서 암묵적인 '금기'나 다름없던 것이었습니다. 간간히 주요소재로 등장하기는 했었지만 <인생은 아름다워>와 같은 주말드라마에서 이토록 꾸준히 다루어진 적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아무래도 시청률적인 문제가 존재했겠지요. 현 한국방송계의 풍토를 고려해볼 때 높은 시청률이 예상되지 않는 드라마의 제작비를 사전에 모으기란 굉장히 힘이 듭니다. 아직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의 절대적인 공감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동성애'소재를 다룬다는 것은 영 부담스러운 일이었지요.



하지만 <인생은 아름다워>는 달랐습니다. 먼저 '김수현 작가'라는 파워가 크게 작용을 했을 것입니다. 여러가지 논란거리를 던져주는 김수현 작가지만 좋든 싫든 '한국 드라마 작가 파워 No.1' 의 작가니까요. 작가에 대한 신뢰는 곧 드라마에 대한 신뢰, 그리고 시청률에 대한 신뢰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김수현 작가라면 동성애라는 핸디캡도 부숴버리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투자가 이루어지고 드라마로 이렇게 완성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만약 '동성애 결혼식'이 정말로 극중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그려지게 된다면 그것은 '방송계의 금기' 중 하나를 깨는 마침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것은 단순히 시청률 적인 면에서 안정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것에서 벗어나 내용적으로도 하나의 방점을 찍는 일이기 때문에 의미가 큰 것이죠. 분명 '소재의 다양화'라는 점에서 한국 드라마의 병폐 중 하나를 깨부수는 일이 되는 일이기 때문에 기대되는 장면입니다.





'김수현 작가' 스스로의 틀을 깨고 나오는가

작가 김수현. 그 동안 숱한 히트드라마를 써내려오며 수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동시에 그 만큼의 비판을 받고 있는 작가. 절대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알려진 배우들의 '애드립'과 완벽주의로 상징되는 그녀.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듯이 김수현은 분명 좋든 싫든 '대한민국 No.1'의 드라마 작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 대해서 비판하지만 아직도 많은 PD들이 그녀와 함께 일하고 싶어하며 일단 완성되서 나오는 드라마 시청률 성공은 어느정도 보장되고 있는 것이 그녀의 힘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비판받고 있는 것은 시청률 이외의 면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은 지나치게 일관적인 '통속성'이라는 것이죠. 그녀가 그리는 드라마의 밑그림을 보면 대부분 '가족드라마'와 '불륜드라마' 둘 중 하나인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기도 했구요. 이점은 도전없이 안정만을 추구한다는 비판과 '김수현 드라마는 그게 그거다'라는 노골적인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본 최근 '김수현 드라마'의 실상은 조금 다르게 느껴집니다. 먼저 이전 작품인 <엄마가 뿔났다>를 생각해보면 단순히 평범한 가족드라마라고 보기에는 다른 모습이 보여집니다. 대표적인 장면으로는 '이순재 키스신'과 '김혜자의 파업과 가출'을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 이러한 장면들은 과거 가족드라마에서는 분명 쉽게 볼 수 없었던 것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작가 김수현은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또 한번의 틀을 깨가고 있습니다. '동성애'라는 소재를 통해서 말이죠. 또한 이 드라마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단순히 무조건 틀을 깨려고만 하는 것이아니라 적절한 안배를 통해 여러가지 시선에서 바라본 '동성애'를 그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태섭과 경수의 사랑을 처음으로 가족들이 알게되면서 각자 생각하는 점을 이야기하고 행동하는 장면을 떠올릴 수 있겠네요. 무조건 적으로 한 쪽의 입장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닌 열린 이야기구조를 유지함으로써 드라마의 가치를 한 차원 올리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동성결혼식'은 지금껏 알게 모르게 틀을 깨고 앞으로 전진하던 작가 김수현이 그것을 모두 앞에 증명하려하는 것으로 느껴집니다. 물론 이 한 장면으로 그 모든 것이 증명된다고 보기에는 지나치다고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사람에 대한 가장 무서운 시선 중 하나인 '선입견'을 깨버리는 장면이 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보여질 <인생은 아름다워>의 전개는?

국가와 사회의 근간은 가족의 화목에 있음을 그리고자 한다는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기획의도. 과연 여러분들은 지금까지 이 의도가 잘 지켜지고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적어도 일상에 미묘한 균열이 생긴 후 그 균열을 극복하려는 모습을 통해 가족간의 진정한 사랑과 화목을 생각해보려는 <인생은 아름다워>의 모습은 옳다고 보여집니다. 아무 주제의식 없이 보여지는 여타의 '막장드라마'와는 분명 다르니까요. 앞으로의 전개가 더욱 기대되는 <인생은 아름다워>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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