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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리뷰(국내)

[영화 리뷰] <맨발의 꿈> - 꿈을 가진자, 행복하다! -



지난 5월26일, 동대문의 한 극장에서 영화<맨발의 꿈>의 언론시사회와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Daum 영화 베스트 리뷰어 1기'로 선정된 이후 첫 활동이기도 했는데요. 현장에서 직접찍은 사진과 영화리뷰, 간담회 내용을 담았습니다. 간담회는 전체언론을 대상으로한 내용과 블로거들만을 상대로 작은 방에서 따로 진행한 간담회 내용을 구분해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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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맨발의 꿈> - 꿈을 가진자, 행복하다! - 
    
영화<맨발의 꿈> 리뷰

<영화 <맨발의 꿈> 언론시사회&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출연배우들의 모습>

'당신이 이루고 싶은 최고의 꿈을 묻는다!' 동티모르는 2002년 5월20일, 21세기 최초로 독립을 선포한 작은 독립국이다. 내전을 겪는 와중에 전체 인구의 1/4에 이르는 20만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그 아픔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 한국과 별다른 인연이 없을 것 같은 이 작은 나라에 한국인으로써 '살아있는 희망'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있다. 바로 동티모르 최초의 유소년 국가대표 축구팀을 맡아 국제대회 우승을 이끌어낸 김신환 감독이다. 영화 <맨발의 꿈>은 김신환 감독, 그리고 동티모르의 순수한 아이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꿈과 희망, 그리고 행복에 대한 이야기다.


<김신환 감독과 영화에 출연한 아역배우이자 유소년 축구선수들인 아이들이 무대앞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화의 내용은 비교적 단순하다. 한때 청소년 국가대표이자 프로팀의 선수이기도 했던 김원광(박희순). 인도네시아에서 사기로 인한 사업실패로 지친 그는 우연히 만난 여기자 유보현(김서형)의 말 한마디에 동티모르로 향한다. 대박을 꿈꾸며. 하지만 도착하자마자 사기를 당한 그는 대사관 직원 박인기(고창석)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 듯 했지만 별다른 희망이 없어보이는 동티모르보다는 귀국을 권한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공항으로 향하던 김원광. 하지만 그 때 맨발로 축구를 하는 수 많은 아이들을 보고 아이들에게 축구화를 팔 사업을 할 요량으로 동티모르에 남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가난한 아이들이 무슨 수로 비싼 축구화를 산단 말인가. 결국 원광은 최후의 수단으로 아이들에게 리스방식으로 축구화를 넘겨주고 하루에 1달러씩 돈을 수금하기 시작한다.

돈을 위해 아이들의 축구를 지켜보던 원광. 하지만 가난한 현실 앞에 하고 싶은 축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마음 속에 담게 되자 원광의 생각은 바뀌게 되고 비록 '돼지내기'로 시작된 축구시합이지만 아이들에게 본격적으로 축구를 가르쳐보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오랜 내전의 검은 손은 아이들에게도 닿아 있었다. 아이들은 서로에게 패스하지 않고 싸우기도했고 불붙은 내전에 단순 참가긴 하지만 함께 하기도 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 원광도 귀국종용을 받게 되고 히로시마의 국제대회 참가도 취소될 위기에 처한다. 과연 원광과 17명의 아이들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극 중 조세핀 역을 맡은 말레나 귀여운 표정 4종세트>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의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올라간다. 그 과정에서 웃음과 눈물, 그리고 가슴벅찬 감동까지 느낄 수 있는 오랜만에 만나는 착한영화랄까? 여러면에서 작년 엄청난 흥행돌풍을 일으킨 영화<국가대표>와 닮은 모습의 <맨발의 꿈>이지만 아이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과 희망을 품고 이루고자 하는 열정과 꿈이 관객의 가슴을 보다 깊게 울리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앙상블이 커다란 힘이였다고 생각한다. 물론 <맨발의 꿈>은 기본적으로 연출과 각본의 요소도 잘 갖추어진 영화다. 정직하게 관객의 마음을 파고든다고 할까? 하지만 김원광을 연기한 박희순의 천역덕스러우면서도 강렬하고 깊은 눈빛연기와 최근 영화<의형제>에서 배트남조직 두목으로 분한 고창석의 사람냄새나는 코믹연기, 그리고 처음 해보는 연기였다고 하기에는 믿을 수 없을 만큼의 감동을 선사한 동티모르의 아이들!!!

특히 축구팀에서 뛰고 싶은 오빠 뚜아(주니로르)를 위해 늘 그의 곁을 떠나지 않는 소녀 조세핀 역을 맡은 말레나의 티없이 맑은 웃음과 이슬이 맺혀서 떨어지는 듯한 눈물을 커다란 스크린을 통해 보고 있다보면 그 누구도 이들의 꿈과 함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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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영화<맨발의 꿈> 언론간담회

언론간담회는 영화 시사가 끝나고 약간의 쉬는 시간을 가진 후 바로 시작되었다. 배우와 감독의 포토타임 후 시작된 언론간담회. 많은 질문이 오갔지만 영화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내용만 담아보았다. (이번 월드컵 우리팀의 전망이나 가장 좋아하는 대표선수에 관한 질문도 있었지만 그 부분은 올리지 않았다.)


Q. 영화를 감동적으로 봤다. 그런데 개봉 시점에 대한 안타까움이 있다(개봉예정일은 6월24일). 일부러 월드컵 시즌으로 잡은 것은 알지만 축구를 사람들이 더 보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데.
- 김태균 감독 :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라서 배급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배급은 배급사가 가장 적절한 시기에 할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답할 문제는 아니다. 다만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6월24일에 개봉인데 그때쯤이면 우리나라의 월드컵 16강 여부가 결정되는 시기다. 16강에 진출하여 축구 열기가 식지 않아야 한다.(일동웃음)

Q. 의사소통에 대한 어려움이나 에피소드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인데 어디까지가 실화인지 궁금하다.
- 박희순 : 아까 영화 시사를 통해 보였듯이 길게 얘기하지는 않는다. 짧게 짧게 간단히 얘기한다(언어적 어려움 때문에). 촬영 중간중간에 아이들을 웃게 하기 위해서 춤을 추거나 같이 놀기도 했다. 영화 중 한 아이가 '알았어.'라고 한국말로 말하는 장면은 촬영이 아닌 상황에서 돌발적으로 아이가 그 말을 해서 영화 속에 쓴 장면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천진만만하기 때문에 동심의 모습을 그대로 영화에 담았다.

- 김태균 감독 : 영화를 만들면서 사실과 허구를 나누기가 힘들었다. 일단 6전 전승으로 기적같은 승리를 이루어낸 것은 완전한 사실이다. 그 사실에 놀라서 영화를 만들기도 했고, 예선을 통과 못할까봐 무시당한 것도 사실이다. 박희순씨가 영화속에서 하는 말투는 실제로 김신환 감독이 하는 말투다. 스포츠샵은 실제 샵의 바로 옆 가게를 만들어서 사용했고 반면에 축구화를 파는 부분은 영화적 재미를 위해 만든 허구다. 
   하지만 김신환 감독과 아이들과의 수 많은 이야기를 모두 영화에 담지 못해 아쉽다. 아이들에게 고깃국을 먹이고 싶다는 말도 하셨는데 축구선수로서 중요한 어린시기라 잘 먹어야 크기때문에 축구학교를 만들어서 밥도 같이 먹고 훈련을 하고 싶다고 하시더라. 그 외에도 아이들의 영양보충을 위해 NGO단체나 한국의 지인들에게 영양제나 음식지원을 직접 요청하는 모습들을 듣고 보면서 감독님의 아이들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실화의 주인공들은 현재 성장해서 16살이 되었는데 영화속에서 아이들이 운동장을 걸고 시합을 할때 나오는 상대팀 선수들이기도 하다. 현재 이들은 지난해 17세이하 청소년팀으로 대회에 출전하여 아시아 16강에 진출해있다. 인구 100만의 나라가 조예선 상대인 중국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며 조1,2위로 16강에 진출했다고 한다.

Q. 머나먼 동티모르에서 배우와 스탭들이 많은 고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지에서 겪은 어려움을 듣고 싶다.
- 박희순 : 기온이 한 40도 정도나 되고 자외선도 엄청 강했다.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장면을 찍다보니 햇빛을 너무 많이 받아서 머리가 저절로 탈색이 되었다. 영화 속 머리는 염색한 것이 아니라 저절로 탈색이 된거다. 스탭중 한명이 가자마자 말라리아에 걸려서 고생하기도 했고 도로상황이 너무 안좋아서 멀리 나갈 수도 없었다.

- 고창석 : 난 상대적으로 편하게 있었다. 숙소가 2중 철조망으로 되어 있었는데 처음에는 감옥에 들어가는 느낌이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안전하게 느껴지더라. 한 가지 놀랐던 사실은 그 40도의 무더위에 매일 뛰는 촬영이 이어지는데도 1Kg도 안 빠지더라! 나 자신이 대단하다고 느꼈다(일동웃음)

Q. 히로시마 촬영에서의 에피소드는? 박희순의 실제 축구 실력은 어떠한가?
- 박희순 :  40도의 더위 속에 있다가 갑자기 겨울인 곳으로 가니 아이들이 고생이 많았다. 스탭들이 안아주고 옷을 덮어주기도 했다. 내 축구실력은 풍생고등학교 감독님께 개인 레슨을 2달동안 받았지만 보셨다싶이 편집되었다. 인조잔디에서 연습했는데 동티모르는 땅이 고르지 못하다보니 잘 안되더라(웃음). 아이들이 참 축구를 잘한다!(일동웃음)

Q. 영화에서 실제 본인을 연기한 박희순이 어땠나?

- 김신환 축구감독 : 처음에는 이미지가 나와 다른 것 같았다(일동웃음). 어!? 이 사람이 할 수 있을까? 그런데 막상 촬영을 따라다니다보니 연기도 잘 하고 덥지만 열심히 하는 것을 보니 존경스럽기도 했다. 농담도 많이 서로 하며 친해졌다. 하지만 축구는 뭐..소질이 없는 것 같다! 연기는 참 잘하신다.

<김신환 감독의 말에 크게 웃는 박희순>

Q. 영화속에서 라모스를 보면 축구를 굉장히 잘하는데 캐스팅의 기준은? 동티모르에서 상영될 계획은 있는가.
- 김태균 감독 : 조감독과 제작팀이 오디션을 보기 위해 동티모르의 각종 매체를 통해 홍보하고 현수막을 걸어도 아이들은 아무도 모이지 않았다. 영화를 찍는 다는 개념이 그곳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김신환 감독님의 11세 유소년 팀에게 연기연습을 시켰다. 라모스 역의 프란시스코는 연기보다는 축구실력을 보고 뽑았다. 
  동티모르에서도 상영할 계획이 있다. 야외의 넒은 스크린에서 상영하고 싶다. 보통 우리나라 스크린의 1/6의 공간에서 몇 천명이 영화를 본다. 그야말로 시네마천국이다. 의회광장에서 보곤 하는데 문맹자도 많아서 자막만이 아닌 더빙도 함께 할 계획이다.

Q. 마지막 장면에는 구스마오 동티모르 현 총리가 나오는데 그 사연을 설명해 달라.
- 김태균 감독 : 처음에는 굉장히 우호적일 줄 알았는데 첫 미팅에서 안될 것처럼 말씀하시더라. 내란장면이나 UN이 도와주는 장면 때문에 찍지말라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중에는 모든 것을 다 도와주셨다. 직접 출연한 부분은 상당히 고민을 하셨다. 현 정부의 수반이시다 보니 고민을 하시다가 촬영이 모두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날 짐을 다 싸자 연락이 왔다. 찍자고. 정말 바쁘셔소 30분의 시간동안 촬영을 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그 결정을 위해 내각회의까지 하셨다고 하더라.

Q. 김신환 감독님은 영화를 보며 두 번정도 눈물이 났다고 하셨는데 박희순에게 감동적이었던 부분이 있다면?
- 박희순 : 이미 한번 영화를 봐서 오늘은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들의 반응을 살폈다. 남자아이들은 마냥 좋아서 놀고 있는데 조세핀은 처음부터 끝까지 눈물을 흘리더라. 경찰서 장면에서 아이들이 감정을 잡고 눈물을 흘릴 때 뒷모습을 찍는 경우 장난을 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유일하게 조세핀양은 감정을 잘 잡아주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눈물이 나더라.

Q. 영화의 해외진출에 대한 계획은 있나?
- 김태균 감독 : 그렇게 되면 굉장히 좋겠다. 처음부터 그럴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촬영을 진행했다. 일본 배급사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영화를 많은 사람들이 보고 꿈에 대해서 생각했으면 좋겠다. 이 영화를 지친 40대를 생각하며 만들었다. 꿈을 꾼 적은 있지만 그 꿈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생각했다. 김신환 감독님을 처음 만났을 때 느껴진 것은 바로 꿈이었다. 요즘에는 20대도 지쳐보일 때가 있다. 꿈에 대해서 모두가 생각해 봤으면 한다.

Q. 아이들은 언제 돌아가고 현재 어떻게 지내는가
- 박희순 : 6월 1일에 돌아간다. 현재는 명동에 있는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 아이들이 2번째로 한국에 오는 것이라 낯설어 하지않고 굉장히 좋아한다. 큰 극장에서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도 의연한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
- 김태균 감독 : 아이들이 놀이동산을 굉장히 좋아한다. 일단은 학기중인 상태라 넉넉한 스케쥴을 잡지 못했다. 정말 아쉬운 것은 같이 촬영한 17명의 아이들을 예산상의 문제로 모두 오게 하지 못한 점이다. 정말 아쉬운 부분이다.

Q.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한마디씩 부탁한다.
- 김태균 감독 : 재밌는 영화다. 감동이 있다.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 관객들에게 즐거운 선물이 되었으면 한다.
- 박희순 : 요즘 한국이 시끄럽다. 월드컵 때문에 시끄럽고, 선거 때문에 시끄럽다. 또한 천안함 때문에 시끄럽기도 하다. 이런 자극적인 소식으로 시끄러울 때 머리와 가슴을 정화시켜줄 수 있는 <맨발의 꿈>을 꼭 봐주셨으면 한다.
- 고창석 : 오래간만에 나온 착한영화다. 가족들과 함꼐 많이 봐 주셨으면 한다.
- 김신환 감독 : 아이들의 꿈을 위해 많은 분들이 봤으면 좋겠다. 어려운 나라의 어린 아이들에게 꿈이 어떤 것인지 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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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블로거 간담회

블로거 간담회는 언론간담회 보다는 좀 더 편안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다. 작은 방에서 진행된 간담회는 10명의 블로거가 함께 했는데 30분이 넘게 진행되었다. 감독과 배우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었던 시간!!


Q. 감독님에게 먼저 질문을 드린다. 전작 <크로싱>을 보면 지금과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고 배경도 낙후된 곳의 사람들을 다루었는데 전작과 비교해서 어떤 느낌으로 영화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다.
- 김태균 감독 : 지금의 영화산업에서 두 작품다 쉽게 만들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자금이 모여저서 이렇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뻤다.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횟수로 6년전에 처음 이 영화에 대한 꿈을 가졌을 때는 불가능 할 줄알았다. 하지만 2010년을 목표로 삼고 만들었는데 이렇게 완성이 되어서 기분이 좋다. 그리고 가난하고 낮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은 기본적으로 성향상 가지고 있는 것 같다.  

Q. <맨발의 꿈>의 경우 한국영화의 해외로케중에서 이정도 완성도로 만든 영화는 드물었던 것같다. 국내 영화에서는 참고할만한 영화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슬럼독밀리어네어>와 약간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면도 있다. 혹시 참고한 영화가 있다면? 그리고 어떻게 참고했나.
- 김태균 감독 : 누군가 나에게 그 영화가 나왔을 때 참고해 보라고 했다. 하지만 불가능 했던 것이 그 영화의 주요 배경은 대도시의 뒷골목이지만 우리영화의 배경은 굉장히 순수한 곳이었다. 동티모르의 딜리라는 수도의 인구는 15만 정도다. 대도시적인 느낌이 날 수 없기에 참고할만한 것은 없었고 또한 그 영화는 분위기가 심각했지만 우리영화는 대중적이고 심플하게 가고 싶었기에 참고가 되진 않았다. 반면에 축구영화를 참조하긴 했다. 내 방식으로 찍고 싶었다. 가장 중점적이었던 것은 아이들이 작고 힘이 없어서 무게감이 없기 때문에 망원렌즈를 통해 액션영화 찍듯이 편집을 해나갔다. 그런면에서는 다른 작품을 참고하기도 했다. 풀샷으로 찍어서는 느낌이 잘 안살기 때문이다. 

Q. <크로싱> 인터뷰의 경우 앤딩을 해피앤딩으로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어떠한가?
- 김태균 감독 : 그런면에서 이번 영화는 참 좋았다. 아주 오랜만에 영화에서 사람이 안 죽는다. 굉장히 좋았다. 마음이 편하고. 사람이 안죽는 영화이며 희망적이며 승리에 대한 영화라서 기분이 좋았다.

Q. <크로싱>시사회때 무대위에서 북한 현실을 이야기할 때 울먹이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크로싱> <맨발의 꿈> 모두 희망에 관련된 어려운 사람의 이야기인데 그 전의 다른 작품(화산고, 피안도)과 비교해보면 같은 사람이 만든 영화인가 싶기도 하다.
- 김태균 감독 : 머릿속이 복잡하다. 일관적인 것을 싫어하다. 해보고 싶은 것도 다양하고 다양한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마 앞으로도 일관성은 없을 듯 하다.

Q. 말이 안통해서 연기할 때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 박희순 : 방법이 없을 때는 그 친구들과 노는 방법밖에 없었다. 촬영들어가기 전에 오디션때부터 쫓아다니면서 아이들과 연기를 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2달전부터 연극학교처럼 만든 곳에서 연출팀과 연습을 했었기 때문에 완전 초보는 아니였는 듯 했다. 그것에 재미를 느껴서 카메라 앞에서 노는 재미를 느껴서 아이들에게는 놀거리고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너무 재밌게 하더라. 아이들 눈높이를 맞추지 않으면 답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정말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Q. 고창석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높은 위치(?)의 역할을 맡았는데 갯벌에서의 장면을 보고 <영화는 영화다>의 장면이 느껴지기도 했다.

- 고창석 : 원광이라는 인물이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는데 영화를 찍는 과정도 박희순이라는 배우와 아이들이 영화를 찍는 관계여서 너무나 닮아있었다. 연기가 아니라 아이들과 하는 것이 축구로 바뀌었을 뿐이지 바라보는 면에 있어서는 같았기에 감동을 받았다. 그런 것처럼 이 영화의 실질적인 투톱은 역시 원광과 동티모르 아이들이지 나는 아니였다.

Q. 아이들이 연기를 배웠다고는 하지만 눈물연기 같은 것은 쉽지 않았을 텐데 힘든점은?
- 김태균감독 : 많이 힘들었다. 머리는 뜨겁고. 억울하다는 말이 ‘왜이렇게 화면은 안뜨겁게 나왔는지.' 그거다! 사실 남자애들은 감정잡고 운 애들이 한명도 없었다. 그게 잘 안되더라. 조세핀만 그게 잘 되었다. 남자애들은 장난꾸러기들이라서 카메라가 돌아도 구석에서 웃고 있기도 했다. 심각한 장면인데도 조금 있으면 자기들끼리 웃기도 하는 등 쉽지 않았다.

- 박희순 : 촬영하다보면 100번정도 똑같은 장면을 카메라 컷을 바꿔가며 찍기도 하는데 아이들은 연결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먼저 아이들을 찍었다. 그런데 촬영하다보면 저 멀리 있는 엑스트라들이 도망가기도해서 그 친구들 먼저 찍고 하다보면 100번 찍은 후에 내가 찍는다. 그럼 내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내가 잘해야 그 친구들이 열심히 하니까. 그런데 나에게 카메라가 집중되는 것을 그 아이들이 알기도 해서 그럴때면 장난을 치기도 한다. 죽겠더라. 그런데 조세핀의 경우 감정을 잘 잡았다. 또 뚜아라는 친구에게 유니폼을 주는 장면에서 눈물 뚝뚝떨어지는게 쉽지 않았는데 한 30분동안 서로 마주보면서 기다렸다. 서로 감정을 잡아가면서. 그런데 눈물이 뚝 떨어지고 Ok사인이 났다. 그때 그 아이가 부르더라.‘ 원광’하면서. 힘들더라 하면서. 그때 그것이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그 친구가 자기를 위해서 감정을 잡아주고 그랬다는 것을 알았다는 것이 뿌듯했다.

- 김태균 감독 : 아이들이 다 알더라. 말이 안통해도 애정을 알더라.

- 고창석 : 영화를 보면서 웃겼던 장면이 경찰서 장면에서 서로 눈물이 나야하는데 아이들마다 눈물 흘리는 방법이 다르다. 하품을 크게하는 애들, 얼굴을 문지르는 애들 등등 다양하다. 그러다보면 몰입이 안된다. 영화를 보면 이쪽도 보고 저쪽도 보라고 하는데 조세핀이랑 뚜아는 그래도 원광쪽을 봐도 장난을 안치더라.

- 박희순 : 그 중에 유해진과 닮은 친구가 있다. 리키. 축구하다가 뭐 잘못하는 장면은 그 리키라는 친구와 했다. 정말 똑같이 생겼다. (일동웃음)

Q. 박희순씨가 그 나라 언어와 우리나라 언어를 섞어 썼는데 그것이 각본인지 애드립인지.
- 박희순 : 한국대본에는 인도네시아 말이 없었다. 근데 연습을 하니 감독님이 그건 너무 자연스럽게 잘하면 안된다고 하시더라. 그런데 애드립이란게 철저하게 계산되지 않으면 버벅거리기가 쉽다. 사투리만해도 그렇다 .리듬이 깨지기 쉽다. 특히 인도네시아 말과 한국어가 섞이기 시작하면서 잘못될 경우 촬영에 지장이 갈까봐 말을 제대로 배운 후 스스로 섞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인 것이 인도네시아 말이 단어의 나열이라 어순이 우리나라 말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그것을 통해 만들어나갔는데 제작사 쪽에서 너무 인도네시아 말이 들어가면 한국관객이 모를 수도 있으니까 영어도 좀 섞어달라해서 영어를 좀 섞기도 했다.

Q. 동티모르의 아이들처럼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있을 텐데 관심이 있으시거나 영화로 제작하고픈 생각도 있으신지?
- 김태균 감독 : 아직 한국의 사례는 조사하지 못했다. 일본에서의 경우 비슷한 소재를 찾기는 했다. 야구하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찾지 못했다. 일단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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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며..

우연한 기회에 하게된 Daum 영화 베스트 리뷰어. 그 첫 테이프를 잘 끊었는지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대중음악 웹진기자활동을 한 이후 오랜만에 한 취재활동이라 반갑기도 했다. 급하게 글을 쓰느라 두서없이, 정리없이 글을 써내려 갔지만 다음에 또 취재할 일이 있으면 그 때는 좀 더 깔끔하게 정리해서 글을 써보고 싶다.

아무튼. <맨발의 꿈>. 꿈을 꾸는 자 모두가 아름다우니 부디 행복하길 바라며..

<비슷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희순과 말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