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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영화리뷰(국외)

[영화리뷰] <엘리펀트> - 가슴이 먹먹해지는 공포


 

오래간만에 다시본 영화 엘리펀트.

콜럼바인고교의 총기난사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인것은 어느정도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고있는 내용일 것이다. 보통 이런 충격적인 실화를 다룬 영화를 보면 관객에게 가르침과 교훈을 주려고 하거나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도록 방치하지 말자 식의 설득을 요구하는 영화가 많았다.

혹은 저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이해해보자. 뭐 이런식이였지. 하지만 감독인 '영화시인' 구스반산트는 좀 다르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영화는 러닝타임인 1시간10여분내내 학교에서 생활하는 여러아이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씬의 구성은 철저하게 롱테이크로 대부분 구성되어있고 잠깐잠깐씩 슬로우가 살짝 걸려있는 장면이 보이기도 한다. 카메라는 인물의 뒤를 그저 따라다니며 그들의 일상을 선보인다.


그렇게 50여분동안 영화는 그저 한 학교의 아이들의 평범한 일상을 건조하지만 왠지모르게 빛이나게 그려낸다. 왜 내가 빛이난다는 느낌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말이다..그리고 두명의 아이들이 총을 들고 학교로 들어가 총을 든 후. 그 순간부터 영화가 끝날때까지는 정말 가슴이 꽉 조여온다. 불과 15분 정도의 시간동안 학교를 활보하며 같은 학교 친구들을 죽이는 장면이 보여지는데 그 전의 50여분동안 보여준 일상이 마치 나의 일상을 떠올리게 해서인지 그 충격은 정말 크게 다가왔다.


구스반산트는 달리 총을 쏜 아이들이 '왜'그랬는지의 이유를 자세히 보여주지 않는다. 사건에 대한 원인규명이나 해결에대한 영화적인 풀이 또한 볼 수가 없다. 다만 그당시 그장소에 있었던 아이들의 공포. 그 공포를 조금이나마 영화를 보는 이가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적어도 구스반산트는 가장 리얼하게 이 사건을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 아닐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궁금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