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왕 김탁구 - 출처 : KBS ->
시청률 40%가 넘는 고공행진을 벌이며 국민드라마의 길을 걷고 있는 KBS 수목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방송마다 여러가지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드라마가 최근 연장방송없이 예정되어있던 3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국드라마의 병폐 중 하나인 엿가락 처럼 늘어나는 연장방송이라는 마수를 벗어났다는 점에서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인기드라마의 관례인 연장방송
얼마 전 부터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들은 연장방송이 하나의 통과의례와 같았습니다. <선덕여왕> <동이>와 같은 사극스타일의 드라마는 물론 <인생은 아름다워> <이웃집 웬수>와 같은 현대극 또한 연장방송이라는 흐름을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일단 생각나는 드라마들만 적기는 했지만 이 들 드라마말고도 연장되었던 드라마들은 일일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지요.
방송국입장에서 본 연장방송의 장점이라면 우선 안정된 시청률 확보를 통한 광고수익의 극대화입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방송국들이기 때문에 프라임타임 드라마를 통한 광고수익에 대한 의존도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상황에서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가 나온다면 연장방송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기가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후속드라마의 제작이 차질을 빚고 있을 경우에도 연장방송을 통해 위기를 벗어나려하기도 하지요. 시청자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자신이 즐겁게 보고 있던 드라마가 빨리 끝나는 것을 원치않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장점이될 수 있는 것이지요.
<최근 연장방송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드라마 '동이'>
드라마 연장방송의 치명적 단점
하지만 앞서 열거했던 장점과는 별도로 드라마의 연장방송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합니다. 그것을 단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바로 드라마<동이>입니다. 30%를 넘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40%도 눈앞에 있던 <동이>. 하지만 연장방송이 결정된 이후로 오히려 경쟁드라마인 <자이언트>의 맹추격을 받았고 결국 역전당하는 일까지 겪게 됩니다. 여전히 2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는 있지만 분명 초반 기세에 비하면 힘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연장방송의 의미가 퇴색되버린 상황이기도 하지요. 이 것은 바로 연장방송의 가장 큰 단점인 늘어지는 내용전개와 함께 개연성 부족한 스토리 추가로 인한 폐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2회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전개가 늘어지는데 하물며 당초 50회보다 14회를 더 연장해서 방영하는 <동이>의 경우 특출난 케릭터의 추가나 획기적인 스토리전개가 없을 경우 시청자들이 지루함이나 혹은 답답함을 느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또한 사전제작방식이 정착되지 못한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현실상 배우들은 물론 스텝들의 체력적인 부담이 드라마 질의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제빵왕 김탁구>의 훌륭한 결정!
그렇기 때문에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측이 연장방송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자 모범사례입니다. 물론 <제빵왕 김탁구> 이 후 예정되어 있는 드라마 스케쥴적인 문제와 외주제작사 측간의 이해관계도 있고 배우들이나 스탭들의 스케쥴적인 문제 때문에 연장방송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간 다른 드라마들은 그런 문제가 있다하여도 연장을 강행하는 경우가 자주 있어왔기 때문에 신선한 일인 것이죠.
물론 <제빵왕 김탁구> 말고도 높은 인기를 자랑하던 드라마들이 연장방송을 안한경우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제 기억이 맞다면 시청률 40%를 넘기고 50%를 눈앞에 두고 있는 드라마가 연장을 하지 않았던 경우는 최근 사례에서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 어떤 때 보다도 광고수익이 중요한 요즘같은 상황에 말이죠.
결국 돈을 벌어야하는 드라마의 운명. 하지만 시청자들에게 잠시 일상에서 벗어난 카타르시스와 즐거움, 감동을 제공해야하는 드라마의 또 다른 기능을 생각해 본다면 <제빵왕 김탁구>의 연장불가 결정은 훌륭하며 앞으로도 지향되어야할 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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