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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이야기

약간은 실망스러웠던 '뜨거운 형제들'



MBC예능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른 '뜨거운 형제들'

MBC가 파업을 끝마치고 다시 정상적인 업무를 시작했을 때, 시청자들이 가장 반가워했던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이었습니다. 어느덧 '국민예능'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해보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였습니다. 그리고 시청자들이 열렬한 지지를 보낸 프로그램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일밤의 기대주 '뜨거운 형제들'입니다.


첫 방송 후 오래간만에 다시 방송이 되어서 불안했지만 아바타 소개팅에서 박휘순의 '피'를 보는 열연으로 화끈하게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준 뜨거운 형제들. 다소 의외일 수 있는 조합들로 순수하게 웃음만을 시청자들에게 전해준다는 점에서 모든 것을 잊고 스트레스를 풀고 싶은 시청자들에게는 커다란 환영을 받았습니다. MBC 예능국은 오래간만에 일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했는지 언론을 대상으로한 간담회도 개최하는 등 프로그램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그 후 Simon D의 능글맞은 행동과 그의 실제 여자친구, 소개팅에 나온 여성의 과거, 박휘순의 큰 웃음, 박명수+김구라+탁재훈의 의외의 조합 등을 통해 여러가지 화제거리를 낳으면서 순항을 하는 듯 보였습니다.


다소 선정적이며 아이디어 부재가 보이는 '뜨거운 형제들'


하지만 과욕이 있었던 것일까요?  6월13일에 방송된 뜨거운 형제들에게 약간은 실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지적하고 싶은 것은 선정성입니다. 지난 6일 방송에서의 Simon D의 '다이어트'발언은 귀엽게 웃어넘길 수 있는 부분이긴 했지만 온가족이 한 곳에 모여서 같이 TV를 볼 때 불편할 수도 있던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6월13일 방송에서의 뜨거운 형제들은 귀엽게 넘기기에는 약간은 과도한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우선 비스트 이기광의 '미국춤'을 김구라를 비롯한 여러맴버들이 따라하는 모습은 웃기기는 했지만 많은 여성들 앞에서 자주 보여주기에는 민망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또한 맴버들이 여성들과 함께 외나무다리에서 떨어뜨리기를 하는 게임에서는 그 정도가 좀 더 커졌습니다. 맴버들 스스로도 '너무 가까이 가지 말라'라는 제스처를 은연중에 하기도 했는데 오히려 그런 말들이 다소 선정적이게 보이게 하는 역효과를 가질 수도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또 한가지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아이디어의 부재입니다. 맴버들의 여심을 사로잡는 '여심어워드'를 무한도전의 '품절남 특집'이 떠오른 것은 저 뿐일까요? 물론 약간씩 다르게 한 부분도 있었지만 무한도전이 떠오를 수 밖에 없는 포맷이었습니다. 또한 지난 몇 번의 방송에서 좋은 반응을 보였던 '아바타소개팅'을 결국 다음주에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는데 이렇게 몇 번을 같은 컨셉으로해서 커다란 웃음을 유발하는 것은 너무 근시안적인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물론 예고편에서도 보였듯이 큰 웃음은 보장된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비슷한 컨셉은 결국 시청자들을 식상하게 만들어서 프로그램이 장수하는 것에 방해를 줄 수 도 있습니다. 특히 일밤은 최근 몇년사이에 정말 많은 코너가 생사를 오갔기 때문에 간신히 자리잡은 '단비'와 같은 코너를 하나 더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능성을 지닌 '뜨거운 형제들'

몇 가지 지적을 하긴 했지만 뜨거운 형제들은 커다란 가능성을 가진 예능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명수, 김구라, 탁재훈과 같은 기존의 강자와 박휘순, 노유민과 같은 재도전자, Simon D, 이기광, 한상진과 같은 새로운 예능의 도전자들이 모여서 만들어내는 웃음이 가끔은 부조화를 이루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웃음', 그 하나만큼은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아직 방송된지 몇 회 되지 않은 프로그램이지만 벌써부터 매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는 뜨거운 형제들. 그런 만큼 너무 자극적인 것에만 매달리기 보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통해 신선한 웃음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 '뜨거운 형제들', 너무 뜨거웠나? -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