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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이야기

안녕하세요에 등장한 집착녀, 제작진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안녕하세요에서 등장한 여친친구의 모습 - 출처 : KBS 안녕하세요>

 

 

평소 특이한 사연을 가진 시민들이 등장하는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 18일 방송에서도 어김없이 평소 주변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출연했다. 그 중에서 특히 한 팀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바로 두 명의 여자와 함께 300일의 시간을 함께 데이트한 한 남자의 사연이다.

 

단순히 이말만 들어보면 남자가 천하의 나쁜 놈 처럼 들린다. 하지만 자세한 사연은 상상을 초월했다. 바로 여자친구의 친구가 300일 동안 억지로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냈던 것. 남자가 여자친구에게 준 선물들을 집 속 여기저기에 몰래 숨기는 행동과 함께 친구 몰래 헤어지자는 문자를 남자에게 보내는 등의 행동을 서슴없이 하는 여친친구의 모습은 충격적이었다.

 

 

 

<안녕하세요에 등장한 출연자들의 모습 - 출처 : KBS 안녕하세요>

 

 

적반하장격으로 친구와 친구 남자친구에게 헤어지라는 말을 퍼붓는 모습을 선보인 여친친구. 이에 함께한 게스트와 MC, 그리고 투표버튼을 누르는 객석의 사람들은 충격에 빠진 모습을 보였으나 이어진 투표에서는 138표의 지지를 얻어 아내에게 매일 맞고 산다는 한 남편의 사연에 지고 말았다. 그러나 방송 최초로 다시 투표를 하고 싶다는 객석의 반응이 쏟아질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산 사연이었다.

 

 

문제는 여친친구녀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어떤 게시판의 글에서는 신상을 털어 버릇을 고쳐주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 보이기도 했다. 또 한명의 마녀사냥이 이루어질 조짐조차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게 된다면 이는 도저히 누구도 말릴 수 없을 지경으로 커질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제작진은 이런 상황을 미리 인식하지 못했을까? 우리는 일명 '루저녀'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키 작은 남자는 루저'라는 말을 한 여성이 예능프로그램에서 하게 되자 인터넷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었다.  그 발언에 충격을 받았다는 남성들의 증언도 속출했다. 본인은 농담삼아 한 말이었겠지만 남성들의 입장에서는 자존심을 건드린 인격모독에 가까운 발언이었던 것이다.

 

 

그 발언을 한 여성은 지금까지도 제대로 사회생활을 못할 정도로 엄청난 공격을 받았었다. 한 순간의 실수로 인생이 완전히 변해버린 것이다. 이런 일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을 제작진은 또 한명의 여성을 순식간에 온갖 욕을 먹게 만들어버렸다. 그것도 공개적으로 말이다.

 

 

물론 친구의 연애를 이해하기 쉽지 않은 이유로 방해하는 여성의 행동이 잘했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이 여성의 행동을 좀 더 시청자가 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편집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시키며 해당 여성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이는 잘잘못을 떠나 한 개인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비난이 갈 우려가 있는 것이었다.

 

 

사랑을 하고 있는 여자와 남자는 분명 여자의 친구 때문에 300일간의 연애기간 동안 큰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수 많은 사람들의 공격을 통해 마치 벌을 주는 듯이 문제가 해결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부디 또 한 번의 마녀사냥이 벌어지지는 않기를 바란다. 물론, 여친친구녀는 본인의 친구에 대한 집착이 사라져야 하며 만약 그 것이 힘들다면 더이상 친구 앞에 나타나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인간은 그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편집된 상태로 오마이뉴스의 오마이스타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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