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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no의 이야기

아동 성폭행 근절? <지역아동센터>부터 살리시죠!


      <지난 5월에 있었던 서울지역아동센터 대표자회의 기자회견 모습입니다 : 출처 - 오마이뉴스(저작권:노동세상)>


언젠가부터 우리는 파렴치한 아동 성폭행범들로 인해 분노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어떻게 그런 끔찍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를 수 있는지 화가나고 놀랍습니다. 정부에서는 이를 '화학적 거세'나 보다 강력한 처벌로 다스리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처벌도 필요합니다. 당연하지요. 하지만 그것이 과연 아동 성폭행범을 이 세상에서 몰아낼 수 있는 최선일까요?




최근 일어났던 아동 성폭행 사건들을 보면 대부분 저소득층 가정의 혼자 집을 보거나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일이 벌어졌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부모가 모두 일을 나가고 아이가 혼자 오랜시간 있다는 것을 범인은 미리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저소득층 지역의 경우 치안이 불안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범인이 범행을 저지르는데 더 용이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저소득층 아이들의 경우 이러한 일을 대비하여 '지역아동센터'라는 시설이 여러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보호해주고 공부도 같이 하는 시설입니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바로 이 '지역아동센터'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바로 위 링크는 얼마전 제가 블로그에도 올리고 오마이뉴스에도 직접 썼던 글입니다. 요약하자면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평가제'로 인해 지원금이 삭감당하거나 중단되어 문을 닫는 지역아동센터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아이들이 보호받고 있던 센터가 문을 닫게 되면 아이들은 그 즉시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부모의 보호없이 학교를 다녀온 후 밤 늦게 까지 혼자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입니다. 즉, 아동성폭행범들의 범죄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위 링크의 글을 읽어보셨다면 알 수 있겠지만 저는 2008년부터 지금까지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20대 청년입니다. 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은 정말 좋지 않습니다. 부모들은 대부분 늦게까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동네에는 대낮에도 술에 취해 돌아다니는 아저씨나 할아버지분들도 보이곤 합니다. 집이 좁고 전기세 문제도 있기 때문인지 가끔씩 아이들을 집에 데려다주려고 가보면 대문이 활짝 열려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경비아저씨들이 있기는 하지만 고급아파트촌과 비교해보면 CCTV를 비롯한 시설이 부족하고 근무환경도 좋지 않기 때문에 큰 의지가 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제 생각에 대부분의 지역아동센터가 존재하는 곳의 환경은 이것보다 나쁘면 나빴지 좋을 것은 없다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 평가제'가 진행되는 상황을 옆에서 지켜보다보면 결과적으로 참 어이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보통 각 지역아동센터는 보건복지부에서 300만원정도를 한 달에 지원받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평가제에서 뒤쳐진 센터는 1년에 고작 100만원씩 3번만을 지원받는다고 하더군요. 센터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이 땅파서 먹고 사는 것도 아니고 설사 그렇게 살아간다고 한들 이 돈으로는 1년 동안 아이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평가방법 또한 문제입니다. 이 평가는 상대평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라는 지역아동센터가 90점을 받는다해도 다른 곳이 모두 91점을 받는다면 '가'라는 지역아동센터는 지원금이 삭감당하는 것입니다. 좀 더 합리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일정 점수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절대평가가 맞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방임아동은 전국적으로 102만명 정도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 지역아동센터를 포함한 보호시설에서 보호받는 아이들은 20만명 정도라고 하더군요. 나머지 80만명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정부에서는 특별한 기준 없이 여러곳에서 생기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질'을 위해 저런 정책을 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지원금을 줄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원금을 늘려서 아이들이 보호받을 수 있게 도와줘야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정말 정해진 기준에 모자르다면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한 후 그래도 되지 않는다면 그 때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지 이런 식의 일방통행은 결코 아이들에게 좋지 않습니다.  



물론 정말 잘못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가 있다면 지적을 받아야하고 바뀌어야 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일이고 또한 아이들에게도 좋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선생님들의 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의 평가방법이나 평가내용등이 현실과는 조금은 거리가 있으며 무엇보다도 평가제를 준비하느라 몇 달은 고생해야하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신경쓸 시간도 부족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문제점들 때문에 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3400여개의 지역아동센터 중 2400여개의 센터가 평가제에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는데 한편 보건복지부에서는 계속 이런식으로 평가제를 거부한다면 지원금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인륜적인 아동 성폭행범들의 범행과 피해아동들을 언론을 통해 지켜보면서 분노하며 '왜 저런 일이 자꾸만 생기는가'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바로 사형시켜도 모자르다며 욕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부에서는 '화학적 거세'를 시키자는 이야기도 나왔죠. 하지만 이것이 과연 근본적인 해결책일까요? 많은 범죄자들이 자신들이 범죄를 저지르기 전이나 저지르는 순간 '적발될 경우 처벌을 어떻게 받을 것이다'라는 생각보다는 '아무도 모르게 범행이 성공'하는 것을 먼저 생각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처벌받는 것이 두렵다면 애초에 범행을 저지르지도 않았겠지요. 간단한 예로 범죄자들이 범죄를 저지른 후 수사망이 좁혀들어올 때 자해하거나 자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죄책감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처벌당하는 것이 두려워서 일 것입니다. 즉, 이들은 '처벌내용'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이미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죠. 즉, 아무리 강력한 처벌도 강력 범죄를 원천봉쇄하기란 어렵다는 이야기 입니다.




물론 '화학적 거세'나 '사형', '무기징역'등은 그들의 추가범행을 막고자하는 의도도 있음을 압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범죄예방이 먼저이지 않을까요? 아동성폭행 근절의 경우 지금까지 말했던 내용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지역아동센터의 확충과 지원확대가 그 해답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전부가 되지는 못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보다는 아동을 대상으로한 범죄가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요? 제박 부탁입니다.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이 글은 다음 기사를 참고하기도 했습니다.-> 1년간 고작 300만원 지원, 공부방 문 닫으라고요?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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