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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이야기

신사의 품격, 더이상 찌질한 기억상실증 이야기는 그만!?

 

<신사의 품격의 장동건 - 출처 : SBS 신사의 품격>

 

한국 드라마계의 단골 소재 중 하나인 기억상실증이 드디어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녹음기능이 있는 펜을 항상 들고다닌 김도진(장동건)이 왜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는지를 시청자들에게 알려주는 동시에 앞으로 기억상실증 때문에 서이수(김하늘)와의 관계에 있을 여러가지 암초를 예고한 것이기도 하다.


도진의 기억상실증, 극에 미칠 영향은?

16일 방송에서 도진은 이수와 키스를 한 다음날 아침 하루치 일을 까맣게 기억하지 못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신적 충격을 받으면 일시적으로 기억상실에 빠지는 증상 때문인데 이수와의 키스가 강렬하게 도진에게 다가갔기 때문일까. 1년 반만에 재발했다는 도진의 기억상실증은 드라마 제작발표때부터 알려진 내용이긴 했지만 방송을 통해선 구체적으로 처음 알려진 설정이기도 했다.

그렇다면 도진의 기억상실증은 <신사의 품격>전개에 어떤 영향을 줄까? 우선 16일 방송에서 도진이 이수를 위해 준 재킷 속에 들어있던 녹음기를 통해 야릇한 상상을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옷을 갈아입으며 혼잣말을 하는 이수의 목소리가 도진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그를 설레이게 한 것. 이처럼 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과 녹음기라는 장치는 극전개를 보다 다양하게 만들어주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동시에 하게 되는 걱정이 하나 있다. 바로 지금까지 많은 한국 드라마가 그래왔던 것처럼 뻔하디 뻔한 기억상실증 활용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도진의 기억을 잃어버린 기간이 점점 늘어나 이수와의 사랑을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혹은 도진의 과거에 숨겨진 비극이 숨어 있다는 것 등 말이다. 다른 드라마면 몰라도 <신사의 품격>처럼 상쾌한 웃음을 주는 드라마에서 그런 설정이 나온다면 시청자들은 당황할 지도 모른다. 물론 시청률은 잠시 올라갈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나 이것은 그냥 흔한 예상일 뿐이다. 노련한 김은숙 작가와 신우철PD라는 콤비는 이러한 어설픈 예상을 넘어선 재치와 감각으로 도진의 기억상실증을 활용할 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렇지 못한다면 조금은 이 환상의 복식조에게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김하늘과 장동건 - 출처 : SBS 신사의 품격>

 

기억상실증의 유머러스한 활용을 기대하며

김하늘의 몸을 모자이크화 하게 만들어버린 도진의 기억상실증과 녹음기라는 장치는 분명 훌륭했다. 멋진 중년 남녀의 사랑이라는 소재를 코믹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하게 그려내고 있는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어울리는 상황전개 였달까?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필자의 의견일 뿐이다. 시청자들의 가슴을 졸이게 만들고 앞으로를 궁금하게 하는 반전이 숨어있는 기억상실증의 활용도 충분히 드라마의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제작진의 전작 <시크릿 가든>처럼 희극으로 흘러가던 드라마가 갑자기 비극으로 갔다가 돌아와도 시청자들은 별다른 거부감을 크게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신우철-김은숙 콤비는 이미 도가튼 '장인'아닌가?

그러나 <신사의 품격>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은 네 명의 멋진 남자가 보여주는 연애가 기억상실증이라는 설정에 묻혀 그 매력을 순간적으로 잃는 것 보다는 이를 보다 더 유머러스하게 활용하는 것을 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신사의 품격>의 멋진 꽃중년 4인방이 그랬던 것 처럼 말이다.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한 번만 봐주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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