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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이야기

보아와 세븐의 컴백을 통해 생각해 본 '오토튠'의 종말



보아와 세븐, 이 두 사람의 최근 컴백에는 여러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해외시장 진출 후 가진 몇 년만의 한국무대 컴백이라는 점, 자타가 공인하는 가창력과 춤 실력을 겸비한 솔로가수, 그리고 마지막으로 신곡의 '스타일'에 대한 논란입니다. 대체적으로 이 둘의 무대를 본 사람들의 반응은 격렬한 춤을 추면서도 흐트러짐이 없는 가창력에 대한 칭찬을 하는 동시에 전자음에 섞인 목소리에 대한 거부감이었습니다. 보아와 세븐의 실력은 인정하지만 요즘 나오는 다른 댄스음악들과 곡 자체에 있어서 확 다른 차별성을 느끼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것의 중심에는 '오토튠'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오토튠 프로그램의 캡쳐사진>

오토튠이란 무엇이며 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오토튠이란 원래는 스튜디오에서 가수들이 자신들의 노래를 녹음한 후 음정이 잘 안맞는 부분을 후보정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정확한 음을 찾기 위해 수 없이 많은 녹음을 반복해야하는 수고를 덜어주는 고마운 프로그램이었던 것이죠. 그런데 몇 년전부터 이 오토튠이 좀 다른 방식으로 활용되기 시작합니다. 바로 미국의 R&B 가수 티페인(T-Pain)이 오토튠을 단순히 음정보정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음정의 의도적인 왜곡'에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 입니다. 그의 앨범이 엄청난 히트를 기록하면서 전 세계주류 댄스, 힙합,  R&B시장은 오토튠을 음의 왜곡과 변형에 적극적으로 사용한 음악들로 잠식되어지기 시작합니다. 이는 한국 대중음악시장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대표적으로는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를 떠올릴 수 있으며 용감한 형제, 신사동호랭이, 테디와 같은 유명작곡가들이 적극 활용하고 있는 작업방식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러한 기계나 프로그램을 통한 목소리 변형은 새로운 흐름은 아닙니다. 그 전에도 트립합이나 일렉트로니카 등의 전자음악, 그리고 심지어는 락음악에서도 보코더나 토크박스를 통한 의도적인 목소리 변형은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도 오토튠 처럼 긴 기간동안 넓은 지역에 걸쳐 이정도의 대유행을 거둔 경우는 없었습니다. 앞선 보코더나 토크박스를 활용했던 음악들의 경우 대체적으로 흔한 유행가 보다는 실험적인 노래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에 비하면 지나친 오토튠의 상업화를 느낄 수 있는데 왜냐하면 일부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보면 부족한 가창력을 오토튠 떡칠을 통해 만회하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는 결국 지금의 가요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비슷비슷한 노래가 공장에서 찍어지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랜시간 고민과 노력을 통해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결과물이 대중 앞에 들려지는 것이 아닌 노래는 대충한후 오토튠을 곳곳에 바르고 발라 짠 하고 디지털 싱글로 발매하는 것이죠. 그야말로 노래의 패스트푸드화라고 할까요? 



오토튠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보아와 세븐

엄청난 기대를 모았던 보아와 세븐의 컴백. 그들의 뛰어난 실력과는 별도로 곡 자체에 대한 비판, 아니 전자음에 대한 비판은 컴백무대가 방송에 나가고 큰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계속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앞서 다른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의 경우 크리스티나 아길레라가 오토튠 활용도 결국은 가창력이 기본이 되어야함을 증명하기도 했었고 유행처럼 떠도는 세븐과 보아의 'MR제거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가창력이 뛰어난 가수는 결국 오토튠을 집어삼킬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실력을 인증'하는 것에 불과할뿐 노래자체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또 오토튠이야? 식상해!'라는 역반응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죠(물론 보아와 세븐의 경우는 '오토튠 떡칠'이라는 표현을 쓸만큼 오토튠을 과다하게 활용하진 않았습니다.)



제이지(Jay-Z)가 고한 것 처럼 오토튠도 종말을 맞이할까?

미국의 힙합가수 제이지(Jay-Z)는 D.O.A(Death of Auto-Tune)을 통해 오토튠을 남발하는 티페인을 비롯한 여러 가수들을 비판하면서 자신은 앞으로 오토튠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현재 명실공히 No.1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힙합가수 제이지이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선언이었죠. 하지만 의식에 있어서는 분명 개선적이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는 그 효과가 아주 크지는 않은 듯합니다. 아직도 오토튠을 떡칠한 노래들은 인기를 끌고 있으니까요. 



다만 주류가수들을 시작으로 그 음악을 받아들이는 대중들까지 오토튠의 심각성을 점점 인식하고 있는 상황은 분명 주목할만 합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문제를 느끼고 있다면 결국에는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는 것이니까요. 오토튠을 활용한 음악이 모두 나쁘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음악에는 결코 정답이란 없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이 지나친 상업화로 흐르고 음악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을 앗아간다면 바뀌어야할 필요성은 있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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