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이야기

'문근영 파워', 연극계에 이득일까 손해일까?



배우 문근영의 첫 연극 <클로져>의 1차 티켓이 예매를 시작한지 2분만에 전량매진되며 약 2억3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입니다. 어느정도 예상되던 일이기는 하지만 그녀의 첫 연극도전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일이었습니다. 과거 조승우가 뮤지컬에 출연할 때마다 있었던 표구하기 전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문근영의 이번 연극도전은 그녀의 소속사인 나무엑터스가 제작에 참여한 연극시리즈 '무대가 좋다'의 2번째 공연이기에 이루어진 것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보다 진정한 배우가 되기위해서 그녀 스스로가 선택한 도전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 또한 그녀가 데뷔이후 보여주었던 연기에 대한 열정을 생각해본다면 지극히 당연하면서도 납득할만한 결정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무대에서 관객들과 만나기도 전이지만 이미 성공적인 첫 단추를 채우려하는 그녀 문근영. 그렇다면 그녀의 등장은 과연 연극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뮤지컬에 비해 뒤쳐져있는 관심과 인기를 올릴 수 있는 기회!

얼마전부터 대한민국 공연계는 뮤지컬로 대동단결되고 있는 분위기였습니다. 대형 해외뮤지컬은 물론 국내의 대형창작뮤지컬도 대성공을 거두는 일이 잦았죠. 지나치게 무분별하게 자본이 투입되어 시장의 크기를 넘어선 공연이 이루어진다는 지적이 있기도 했던 뮤지컬계지만 현재까지의 성과는 만족할만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뮤지컬계의 성공의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가장 큰 이유로는 뮤지컬계의 끊임없는 노력입니다. 해외 유명뮤지컬의 성공이 그 시작일 수는 있었겠지만 그것에 의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창작뮤지컬을 만들어냄으로써 그 기반을 뿌리로부터 지켜나가고 있었던 것이죠. 그리고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스타배우의 뮤지컬 진출입니다. 대표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배우는 앞에서도 잠시 언급한 조승우 입니다. 그의 등장은 뮤지컬계에 태풍을 몰고 왔었죠. 이후 역으로 뮤지컬출신 배우들이 대거 TV나 영화계로 진출하게 되었고 이는 뮤지컬계의 스타파워를 더욱더 공고히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문근영의 연극계 진출은 주목할만 합니다. 스타배우들의 연극진출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연극열전'시리즈에서 우리는 스타배우들을 다수 볼 수 있었고 지금도 조동혁, 김효진, 김정화, 박준규 등 주로 TV나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배우들이 연극에 출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문근영만큼의 화제를 일으켰던 배우는 없었습니다. 



이런 화제성이 중요한 이유는 연극에 관심이 없거나 혹은 관심은 있어도 연극공연을 직접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을 무대 앞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설사 오직 문근영 때문에 연극을 보러왔다고 해도 그것을 계기로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느껴 앞으로도 계속 꾸준히 연극을 볼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1회성 관람이라면 큰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이 중 많은 이들이 꾸준히 연극을 관람하게 된다면 이는 분명 연극계에 도움이 되는 일일 것입니다. 





연극은 '문근영'만 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연극들에게 갈 피해는?

연극배우라는 직업은 과거부터 '배고픈'직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의 모든 열정을 다해 무대에서 연기를 하며 벌어들이는 돈은 적을 경우 1년에 200만원정도도 안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물론 소위 '잘 나가는 배우'의 경우 이 보다는 많이 벌겠지만 아직도 많은 배우들이 연기이외의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문근영과 같은 스타의 연극진출은 안그래도 인프라가 부족한 연극계에서 자본이 한 쪽으로 몰리는 현상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관객들이 그 쪽으로 몰리는 것도 당연하구요. 실제로 2분만에 1차티켓 매진이라는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그 것이 기존의 연극관람층 보다는 문근영의 팬들이 더 많을 수는 있겠지만 결코 장담할 순 없습니다. 아마 기존의 연극팬들도 많다고 여겨집니다. 



이러한 일은 지금껏 꾸준히 연극판에서만 활동하던 배우들에게는 참 힘이 빠지는 일일 것입니다. 아직도 대학로에는 천장이 고작 2미터정도밖에 안되며 많아야 100명 조금 더 들어갈까말까한 공간에서 자신의 열정을 연극에 모두 바치는 수 많은 배우들이 있습니다. 관람료는 보통 1만원 아니면 2만원정도될까요? 그마저도 관객석이 다 차는 경우는 무척 드물죠. 아무리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한계'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문근영의 <클로저> 이후에 파급될 관객유입이 기대되는 면도 있겠지만 어느것하나 장담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에 연극배우들이 가지는 박탈감은 클 것입니다. 



문근영의 연극도전. 그녀가 스타이기에 필연적으로 있을 수 밖에 없는 연극계에 미칠 영향력. 과연 그 방향은 긍정적으로 흐를까요 아니면 부정적으로 흐를까요? 아직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어쩌면 그녀의 이번 도전이 끝난 이후에도 평가는 계속 엇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바람을 가져보자면 문근영은 문근영대로 그녀의 연기인생에 큰 전환점이자 자양분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한편 연극계에도 그 동안의 설움을 떨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결국 가장 좋은 일은 서로 웃는 것이니까요. 어느 한 쪽만 웃을 수 있다면 많이, 아주 많이 섭섭하지 않을까요?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올려져 있습니다 -> 문근영의 힘, 연극계에 이득일까 손해일까? - 오마이뉴스)


<이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손가락 추천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