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V이야기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우롱논란, 소통의 부재가 원인?



무사히 지난 19일 WM7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무한도전이 갑작스런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바로 무한도전이 '한국프로레슬링을 우롱했다'는 것입니다. 이 내용은 지난 WM7지옥훈련 방송 때 벌칙맨으로 등장했던 신한국프로레슬링협회(NKPW) 챔피언 윤강철선수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프로레슬링을 살려보겠다는 애초의 취지와 다르게 무한도전은 프로레슬링을 농락했다."고 말했다는 것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인데요 이와 함께 디시인사이드에 19일 윤강철선수가 올린 것으로 네티즌들이 짐작하는 '자술서'와 UFC해설자는 물론 실제 프로레슬링 선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김남훈씨의 트위터글, 그리고 4개월전 쯤에 신인프로레슬러 김민호선수가 김태호 PD에게 보냈다는 글이 점점 퍼지기 시작하면서 논란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우롱' 논란의 시작

가장 먼저 논란의 시발점이 된 윤강철 선수가 올렸다는 글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주요 내용을 요약한 보도내용을 살펴보자면 먼저 '벌칙맨'으로 참가한 녹화당일, 눈이 심하게 왔지만 차량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해 1시간여를 걸어서 촬영장에 도착했고 도착 후에도 상의를 탈의한 채 1시간씩을 대기하다가 방송여 보여진 것처럼 새벽3시에 녹화에 투입이 되었는데 문제는 당시 선수들이 추위와 배고픔으로 인해 거의 탈진상태였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녹화 후에도 차량지원을 받지 못해 다음날 아침 3시간여를 걸어서 버스를 타고 귀가했으며 출연료지급관련해서 작가에게 20여차례의 전화시도 끝에 '그동안 있었던 일을 홈페이지에 올리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에야 40만원의 출연료 중 20만원을 먼저 받을 수 있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김민호 선수가 4개월 전에 김태호 PD에게 보냈다는 글의 내용은 조금 다른 방향에서 무한도전을 비판하였습니다. 지난 4월8일, WWA도장에서 무한도전 팀이 녹화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그는 무엇보다도 '레슬링 스승'으로 출연하고 있던 손스타의 비전문성에 대해서 지적하였습니다. 보는 것 보다 몇 배는 더 위험한 프로레슬링이라는 스포츠에 임하는 기본기의 부족과 프로레슬링에 임하는 자세를 지적하는 글이었는데 예를 들면 촬영도중 "연기가 중요해!"라는 말이라던지 웃음을 위한 말도안되는 낙법이나 장난이 마치 프로레슬링을 모욕하는 듯이 비춰졌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그간 무한도전에서 그 동안 다루었던 다른 비인기스포츠종목에 비해 좀 다른 처사였다고 느껴졌다는 것이 김민호 선수가 4개월전 김태호PD에게 전했다는 소견의 주 내용이지요. 


김민호 선수가 김태호PD에게 올린 글 링크 -> http://blog.naver.com/wwakmh/40112873725


반면 무한도전의 김태호PD가 이와 관련해서 한 언론을 통해 밝힌 내용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그는 "경기를 보면 알겠지만 멤버들의 체력이 약해서 그렇지 기술력은 뛰어나다. 모두 부상을 입어가며 1년 동안 연습했다."라고 밝히며 "경기직전 정준하는 병원신세를 졌고 정형돈도 구토를 하는 등 통증을 호소할 정도였다."라며 멤버들이 힘들게 연습했음을 알렸습니다. 또한 윤강철 선수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며 "출연 섭외 당시에도 출연료 얘기를 따로 하지 않았을 정도로 좋은 분위기 였다. 오늘 경기를 맞아 윤강철 선수를 VIP로 초청도 했다"며 출연료에 대해서도 상황에 따라 늦어지는 경우는 있지만 현재 모두 지급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소통의 부재'가 아닐까?

이와 같은 양측의 말을 살펴보면 이 논란의 주된 원인은 결국 '소통의 부재'가 크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우선 출연료 문제를 가장 먼저 살펴보자면 무한도전 제작진 입장에서는 보통 방송국 시스템상 녹화를 한 시점보다는 방송을 한 시점에서 제공되는 출연료이기 때문에 윤강철선수를 비롯한 레슬러들에게 돈을 늦게 지급한 것이 결코 고의가 아니라는 억울한 입장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윤강철선수측의 입장을 생각해 본다면 그런 사실을 보다 일찍 사전에 공지해주었다면 오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돈의 액수와는 별개인 문제입니다.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요청에 따른 일을 했는데 받지 못한다면 화가나는 일이니까요. 이는 그가 디시인사이드에 올린 글에도 "출연당시부터 작가님이 출연료에 대해서 정확히 말씀해 주셨다면 오해가 없었을 것입니다"라고 적힌 부분을 통해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한 무한도전 측이 프로레슬링에 임하는 자세와 관련된 논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무한도전 측은 프로보다는 아마추어적인 생각으로 동호회를 결성하고 마찬가지로 '프로급'일 수는 있겠지만 '프로'는 아닌 손스타를 선생님으로 초빙하여 녹화와 연습을 진행해 왔습니다. 하지만 현역 프로레슬러들이 보기에는 목숨을 담보로한 프로레슬링을 하기에 너무도 기본기가 없는 모습에 실망을 했고 그 동안 실제로 무한도전이 비인기스포츠를 다루었을 때는 항상 프로코치들의 지도를 받아왔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웃음'에 중점을 둔 '차별'이 아닌가하고 느낀 것이죠. 지나치게 레슬링의 실전적 요소나 그 속에 담긴 고통 보다는 엔터테인먼트적 요소에 치중한 것이 안타까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보여진 무한도전 멤버들이 프로레슬링에 임하는 모습은 처음에는 진지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진지함을 찾는 모습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기술을 겁내지 않고 성공시키기 위한 연습과 이를 뒷받침해주는 반복되는 체력훈련, 그리고 경기날 당일 있었다는 멤버들의 건강상의 문제발생등은 결코 이들이 단순히 장난으로 임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게다가 이 들도 방송계의 프로 중의 프로들이니까요. 비록 프로레슬링으로는 아마추어지만요. 이 점은 앞으로 방송될 WM7의 실제경기장면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집니다.




현재 이 논란은 당분간 그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부 네티즌들이 댓글을 통해 보여주는 행태입니다. '비인기종목을 널리 알려주었으면 고마워해야하는 것 아닌가.' '결국 돈이 문제였던 것이냐.' '무한도전 만큼 좋은 많이하는 예능프로가 또 어디있냐'라는 등의 이유를 들어 프로레슬러와 협회를 비난하거나 혹은 반대로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방송에 이용만 한 무한도전'이라며 거꾸로 무한도전 제작진 측을 무조건 적으로 비판하기도 합니다. 



일부 언론의 행태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김남훈씨가 트위터를 통해 올린 글을 기사화시키면서 그 동안 무한도전 프로레슬링에 대해 기대한다는 글을 쓰기도 했던 그를 자극적으로 다루며 '무한도전 팬들의 적'으로 몰리게 만들기도 했지요. 또한 언제나 그렇듯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마구잡이로 보도되는 듯한 모습이 보여지기도 했습니다. 이런식으로 보도가 되다보면 신한국프로레슬링협회와 선수들, 그리고 무한도전 측의 관계는 더욱더 안좋아 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사전에 대화의 통로가 차단되어지는 오해가 더욱더 커져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연 이 논란의 종착점은 어디일까요? 저는 죄송하게도 한국선수들이 하는 경기는 직접보지 못했지만 WWE의 내한경기를 관전한 적이 있을 만큼 프로레슬링 팬입니다. 얼마전 숀마이클스의 레슬매니아 경기를 마지막으로 한 은퇴 때는 눈물이 날것만 같기도 했었죠. 실제로 그 다음날 열린 RAW무대에서 그의 마지막 마이크웍에 눈물이 나기도 했습니다. 그렇기에 큰 기대를 가졌던 이번 무한도전 프로레슬링 특집이 이런 식으로 논란의 중심이 된 것이 씁쓸해지네요. 



사전에 신한국프로레슬링협회는 물론 현역 선수들과 무한도전 측의 소통이 원활하게 잘 이루어졌다면 이런 일이 애초에 벌어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이미 WM7경기는 마쳤고 방송 날짜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어떻게든 빨리 양측의 갈등이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부디 좋은 쪽으로 말이죠.

<이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밑의 daum view on 손가락 추천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