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ino의 이야기

구직자를 희롱 할 수도 있는 <트위터> 활용 채용



저는 현재 20대 청년으로 또래의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구직자이기도 합니다. 작년 말부터 뒤늦게 취업을 준비하고는 있지만 노력부족으로 아직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지요. 여러 곳에 기업들이 '요구'하는 저의 '스펙'과 '여러가지 경험을 통한 자소서 답변'을 적어 원서를 제출했지만 돌아온 것은 '~님은 뛰어난 능력을 가졌지만 저희와는 인연이..' 라는 메일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올해도 후반기 취업을 목표로 조금씩 준비하고 있지만 어떻게 될지 쉽게 장담하기는 어렵네요.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합니다.



SNS를 활용하는 기업들의 모습

이러한 와중에 저는 어제 뉴스(Buzz의 기사<SNS잘하면 취업문 활짝>)에서 많은 기업들이 SNS를 채용에 활용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스마트폰의 저변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이 이를 구직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위해 도입하였다는 것입니다. 저도 트위터를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하고 있기 때문에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이기는 했습니다. 취업정보를 얻기도 하고 때로는 이벤트를 통해 상품을 얻기도 했지요. 기업들의 채용정보를 실시간으로 알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SNS의 활용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기사에 따르면 한 광고대행사는 인턴 모집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트위터를 통해 '미니소설'을 연재하라는 과제를 내주어 구직자들의 재치와 아이디어를 알아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140자라는 제한된 글자수 속에서 구직자들의 감각을 보는 것이죠. 전체 구직자가 아닌 1차 합격자를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실시된 방식이었기에 기업에서 구직자에 대한 판단을 위해 도입했다는 느낌이 드는 참신한 채용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직자들 SNS 주소를 원하는 기업들 의도는 무엇?

그런데 기사의 내용 중 보는 순간 불편한 생각이 드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바로 기업의 인사담당자들 중 일부는 구직자들의 SNS 주소를 원하며 그 중 대다수는 이를 직접 확인까지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우선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인사담당자가 구직자에 대해서 SNS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업입장에서만 가지는 장점일 뿐 과연 구직자 입장에서도 그럴까요?



구직자들의 SNS주소를 인사담당자가 알았을 때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구직자들에 대한 사생활 침해입니다(넓은 의미로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도 SNS에 해당되지만 이 글에서는 트위터나 미투데이와 같이 단문서비스를 주로 활용하는 것에 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SNS는 블로그에 비해서 해당 아이디 당사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지를 비교적 쉽게 알 수 있는 공간입니다. 트위터의 경우 어떤 내용의 글을 'RT'하느냐에 따라 이 사람의 관심사에 대해서도 알 수 있지요. 또한 농담삼아 나오는 말이기도 했었지만 구직자가 설사 취직이 된다 하더라도 직장상사가 몰래 팔로잉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제가 아는 분들도 그래서 일을 제쳐두고 저와 놀 때는 트윗보다는 휴대폰 문자를 선호하시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점은 SNS가 취업당락에 얼마만큼 영향을 주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 점은 앞에서 기업들이 가지는 장점이라고 언급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대체 인사담당자들은 무엇을 알기위해 구직자들의 SNS주소를 원하는 것일까요? 구직자들의 취향? 구직자들이 주로 하는 말들? 구직자들의 인맥? 트랜드를 보는 눈?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이정도야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정말 만약에 구직자들의 사상에 대한 약간의 검증을 위해서라면? SNS의 경우 이용자들의 자신들의 생각에 대해서 거침없이 이야기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용자들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현 정부나 과거 정부, 여러가지 정책들, 특정 회사에 대한 비판이나 옹호를 하는 내용을 많이 봐왔습니다. 이런 점들이 인사담당자들의 눈에 띄어 취업의 당락에 영향을 준다면 너무도 억울하지 않을까요? 



물론 지나친 억측일 수도 있습니다. 저 혼자만의 과대망상이나 피해의식일 수도 있구요. 또한 SNS서비스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트위터의 경우 자신이 썼던 트윗을 지울 수도 있기에 구직자 입장에서 의심이 간다면 방어할 수 있는 방법도 있습니다. 애초에 아무 주소도 안쓰는 방법도 있구요. 하지만 처음부터 구직자들이 이런 것까지 신경쓰지 않게 하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분명 SNS를 활용한 채용방식은 신선하고 앞으로도 좋은 선례를 남길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기업에서 정보를 구직자들에게 주는 방식으로 활용되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구직자들이 불이익을 받거나 기업체에 대한 꺼림칙한 의심을 가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구직자들이 기업에 SNS 아이디 정보를 주는 것은 되도록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손가락 추천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