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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이야기

고쇼에는 고현정이 없다!

 

 

시작부터 화려한 게스트 섭외 능력과 고현정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카리스마와 강한 개성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이라는 큰 기대 속에 방송된 <고쇼>. 조인성과 천정명이 등장했던 1회는 물론, 최고의 아이돌 그룹 빅뱅, 요즘 대세인 김준현과 김준호 등이 출연하며 시청률을 잡으려했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것이 중평입니다. 그렇다면 <고쇼>의 문제점은 무엇일까요?

 

 

요리법이 아직 정해지지 못한 <고쇼>

 

현재 저녁 시간대 지상파TV에서 방송되는 토크쇼는 <해피투게더> <놀러와> <승승장구> <강심장>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 <라디오 스타> <힐링캠프> 등이 있습니다. <고쇼>가 과연 열거한 프로그램들과 비교해서 시청자들에게 '오늘 밤엔 꼭 고쇼를 봐야지'라고 할 만한 차별화된 장점이 존재할까요?

 

 

<고쇼>는 그 차별화를 고현정을 통해 시도하려 했습니다. 물론 토크쇼란 기본적으로 어떤 게스트를 섭외하느냐에 따라 프로그램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쉽게 보기 힘든 게스트 섭외는 무척 중요하죠. 그렇기 때문에 <고쇼>는 6회의 방송 동안 꾸준히 좋은 게스트 섭외를 시도했고 또한 성공해왔습니다. 하지만 음식의 재료가 아무리 신선하고 희귀한 것이라해도 요리사가 요리자체를 할 줄 모른다면 아무 소용이 없죠. 주방 보조가 재료를 씻고 다듬어 조리하기 좋게 올려 놓고는 있지만 정작 최종적으로 맛을 마무리 해야할 주방장은 요리가 완성되어 손님에게 나가기도 전에 본인이 먼저 먹어버리고 있는 것이 지금 <고쇼>의 모습입니다. 더욱이 고현정에게 제작진이 기대한 매력은 지금까지 정색하는 모습 말고는 특별히 등장한 것이 없기 때

문에 고현정을 통한 차별화는 분명 지금까지만 보면 실패인 셈입니다.

 

 

11일 방송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날 게스트는 처음으로 여자들로만 구성되었습니다. 게다가 고현정보다 선배들인 안문숙, 박해미, 김완선이었죠. 그렇기 때문에 고현정 본인이 스스로 말했던 것 처럼 남자게스트들에 비해서 조금 위축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점을 고려한다 해도 이날 고현정이 MC로서 보여준 모습은 무척 실망스러웠습니다. 대화가 재밌어서 많이 웃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질문이나 대화를 마무리 하는 것은 메인 MC가 했어야 했지만 그 역할은 대부분 윤종신과 정형돈이 했었죠. 고현정이 대화의 시작과 끝에 함께 자리하는 모습은 거의 보기 어려웠던 <고쇼>였습니다. 물론 이전 방송에 비해 게스트들의 토크에 좀 더 집중이 된 편집과 연출로 인해 고현정이 메인 MC로서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모습이 축소되어 보여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것을 감안한다 해도 고현정의 모습은 분명 아쉬운 것이었죠.

 

 

<승승장구에서 MC로 맹활약 중인 김승우 - 출처 : KBS>

 

배우출신 MC의 한계? 고현정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 배우로서 저녁시간대 토크쇼 MC로 활약하고 있는 사람은 세 명이 있습니다. 이동욱, 한혜진, 김승우가 그 주인공들이죠. 이동욱의 경우 첫 예능 MC를 매우 성공적으로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조력자인 신동엽이 옆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면서도 센스있는 진행멘트가 시청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지요. <힐링캠프>에서 직설화법을 펼치며 산전수전 다겪은 이경규와 김제동의 진땀을 빼고 있는 한혜진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MC입니다. 처음엔 우려도 많았지만 '힐링'이라는 컨셉으로 진행된다는 것과 예능초고수 이경규의 배려와 김제동의 편안함이 그녀를 MC로서 성장하게 만들었죠.

 

 

과거 <승승장구>의 김승우는 지금의 고현정과 비슷한 점이 가장 많은 MC였습니다. 이 두 사람에게는 신동엽도 이경규도 김제동도 없습니다. 3명 이상의 보조MC는 말할 기회를 줄어들게 만들었고 확실하게 자리잡지 못한 컨셉도 진행이 쉽지 않게 만들기도 했죠. 김승우도 <승승장구>초반에는 의욕은 높았지만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편안하면서도 게스트에게 할 말은 확실하게 하기 시작하면서 대화의 시작과 끝에 본인이 자리하게 만들었죠. 지금도 웃음은 이수근과 탁재훈이 담당하고 있지만 적어도 이야기의 중심은 김승우가 가져가려는 모습이 눈에 보입니다.

 

 

케릭터는 확연하게 다르지만 고현정은 김승우를 롤모델로 삼아 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녀의 조력자인 윤종신, 정형돈, 김영철은 모두 능력이 뛰어난 예능인들이지만 단독MC를 거의 해본적이 없다는 공통점이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동욱과 한혜진이 신동엽, 이경규, 김제동에게 받을 수 있었던 도움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앞에서 말했던 것처럼 김승우와 비슷합니다. 토크쇼의 방향이 서로 다를 순 있겠지만 처한 문제점에 공통점이 있고 게다가 해결까지한 사례가 있다면 참고할 필요는 있다고 여겨지네요.

 

 

 

그래도 아직은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고쇼>

 

분명 지금까지는 만족보다는 실망이 더 컸던 <고쇼>. 담당PD인 서혜진PD가 방송이 시작된지 한달여만에 개인적인 이유로 하차하며 고현정과의 불화설이 등장하기도 했죠. 기대보다 낮은 시청률과 시청자 반응은 물론 제작진과의 불화설까지 프로그램에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안좋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는 <고쇼>의 시작입니다.

 

 

하지만 아직 개선할 수 있는 기회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제 막 한달 정도된 방송이기 때문에 비판을 받아들이고 MC로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준다면 시청자들의 호감도 상승과 함께 웃음과 더불어 상업 방송사의 자상과제인 시청률까지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시청자들은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미실의 그 뼈속까지 차갑게 만들었던 카리스마를,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열정을 말이죠. 고현정의 <고쇼>, 아직은 늦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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